이기주 작가의 책 <말의 품격> 이후에 집어 든 <언어의 온도>
책 <언어의 온도>는?
책을 읽는 내내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일상속에서의 훈훈한 온기가 느껴졌다.
차가운 시선과 차가운 말은 도 있을 수 있지만, 작가는 각자의 온도를 되짚어 보게 한다.
중간 중간에 단어의 유래와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 속에서 언급되는 영화들에 대한 작가와 나의 시선 비교가 흥미롭다.
(그나저나 작가와 나의 영화 취향은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책 <말의 품격>과 동일하게 <언어의 온도>도 마찬가지 형광펜으로 밑줄 쫙!이 이어진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풍경, 그 풍경속 나라는 존재의 온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따뜻한 말과 글은 그 말과 글의 생산자 마음이 따뜻해야 가능 할 것 같다.
나의 말은, 나의 글은 그리고 나의 마음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작가의 말처럼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하다"
아름다움을 느끼지도 느낄 준비도 되어 있지 못하다면 지금 바로!
말과 글은 머리에만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도 새겨진다는 작가의 말이 오래 머문다.
[책 읽다가 한참을 머물던 문장들]
: 자꾸 환자라고 하면 더 아파요. 그래서 은퇴 전 직함을 불러드리죠. 그러면 병마와 싸우려는 의지를 더 굳게 다지시는 것 같아요.
: '당신 말 들을게요'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 너무 빽빽하거나 오밀조밀하면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폭삭 내려 앉아. 뭐든 틈이 있어야 튼튼한 법이지.
: 가끔은 내 언어의 총량에 관해 고민한다.
: 5월, 자라다. May. 여신 마이아. 곡식도 무럭무럭 자라고 사람의 감정도 충만해진다.
: 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한다.
: 주변의 풍경이 없다면 꽃의 아름다움이 반감될 걸세.
: 우리 사회는 염치를 잃어버린 것 같다. 염치가 없는 사람을 낮잡아 우린 '얌체'라고 부른다.
: 가짜는 필요 이상으로 화려합니다.
: 상대의 장점보다 단점부터 들추는 버릇 때문인지 조건에 맞는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
: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은 순간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곤 한다.
: 노력은 스스로 발휘할 때 가치가 있다. 노력을 평가하는 일도 온당하지 않다.
: 상대가 부담스러워 하는 관심은 폭력에 가깝고, 상대에게 노력을 강요하는 것은 착취에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 가끔은 뭐가 뭔지 갈피를 못 잡겠다. 정말 바쁜것인지, 아니면 '바쁘다'는 걸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은 것인지...
: 찰리 채플린이 그랬던가. 세상사는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 인생의 사거리는 불친절하기 짝이 없다. 이정표가 존재하지 않는다. 안내판이 없다는 건... 애초에 길이 없으므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 정해진 길이 없는 곳을 걸을 때 중요한 건 '솔직함'.
: 남을 속이면 기껏해야 벌을 받지만, 나를 속이면 더 어둡고 무거운 형벌을 당하기 때문이다. 후회라는 형벌.
: 글쓰기는 긁고 새기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움을 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고치는 행위의 연속일 뿐이다.
: 기다린다는 것은 마음속에 어떤 바람과 기대를 품은 채 덤덤하게 혹은 바지런히 무언가를 준비하는 일이다.
: 진짜 소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막막한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는 곳. 그곳이 진짜 지옥이다.
: '나를 아는 건' 가치 있는 일이다. 길을 잃어봐야 자신만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을.
: 지는 법을 알아야, 이기는 법도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 억지로 끌려가는 삶이 힘겨울수록, 누군가에게 얹혀가는 삶이 버거울수록 우린 더욱 그래야 하는지 모른다.
: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 찍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으므로 부지런히 셔터를 누른게 아닐까 싶다.
: 요즘 우린 '삶'이라 쓰고 '버티기' 라 읽으며 살아간다.
: 우린 어떤 일에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무언가 시도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더 깊은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 도저히 움켜쥘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기억도 있다. 가까운 기억과 먼 기억이 사이에서, 추억은 그렇게 줄달음친다.
: 어른이 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진짜 내가 되는 것 아닐까?
: 긴 문장에 쉼표가 필요하듯 우리 몸도 휴식이 필요하다.
: 소셜미디어로 타인과 소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정작 자신과 소통하며 스스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 살면서 내가 용서해야 하는 대상은 '남'이 아니라 '나'인지 모른다고.
: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우린 행복하다"
|
'일꾼의 내맘대로 독서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시복재재단, 마을지향복지 참여성장 보고서를 읽고 (0) | 2018.04.05 |
---|---|
한국은 왜 살기 어려운 나라인가? 토지, 노동, 복지의 불평등 한국 - 이정우(경북대 교수) (0) | 2018.04.03 |
대학교수가 되는 299가지 방법 - 폴 그레이, 데이비드 드류 (0) | 2018.03.26 |
얇다고 만만하게 집어 들었다가 혼쭐 난 책, <피로사회> 한병철 (0) | 2018.03.07 |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은 책, <말의 품격> (0) | 2018.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