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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이 만난 동네주민

마이더스(Midas)의 손, 전동스쿠터장애인봉사단 이광원님.

by 동네일꾼 2011. 4. 22.


마이더스(Midas)
사전적인 의미로 '손에 닿는 것을 모두 금으로 변하게 한 Phrygia의 왕'을 뜻한다.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요즘 한창 인기있는 TV 드라마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하는 동네에서 살아가는 이웃 주민의 이야기이다.

오랫만에 사무실 봄맞이 대청소 하는 날.

겨우내 묶었던 때를 시원스레 치우다가 발견한 다 쓴 현수막들.
한쪽 귀퉁이에 수북이 쌓여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었다.
고민 없이 버리자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왠지 아까웠다.
돈도 돈이지만 재활용할 순 없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손이 쓰레기통 앞에서 멈칫거렸다.

그때, 문뜩 장난감도서관에 놀러오는 엄마들의 말씀이 생각났다.
"장난감 빌려서 들고가기 너무 힘들다"
"아이가 장난감을 들고 가다가 떨어뜨리면 이내 큰소리부터 나온다"

장난감도서관에서 장난감을 빌려가는 어머님들이 장난감을 담아갈
작은손가방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침 도시락배달봉사활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오신
전동휠체어장애인봉사단 이광원회원님.
과거 한 때 잘나가는 미싱, 봉제 기술자로 일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
커피 한 잔 들고가서 여쭈었다.

"이광원님, 다 쓴 현수막이 많이 있는데 이런걸로 손가방도 만들 수 있을까요?"
"가능하죠. 그런데... 왜요?"

자초지정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한참이 지났을까...

"이렇게 만들면 돼요?"
이광원님 손에 가방 서너개가 들여 있었다.

"우~와~, 멋지다!"
함께 있던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
잘나가는 명품가방 부럽지 않게 멋지게 만들었다며...

"뭐, 이런거 가지고... 더 튼튼하게 만들려면 ...."

쑥스러워하시면서, 앞으로도 틈틈이 만들어 보겠다고 약속해주셨다.


                          지난 실습 때 사용했던 현수막을 재활용 해서 만든 손가방


                   현수막 원래 모습을 잘 살려서, 실습에 참여했던 학교 로고도 넣어주시는 쎈쓰^^


사실, 이광원님은 자신의 몸도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써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고 거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도시락배달봉사활동, 미싱봉제... 그리고 또 무엇을 잘 하실까?
잘 하시는 일로 또 어느분께 도움이 주실까?
기다려지고 설레인다.

주민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잘 활용할 수 있게 거는 일.
이로 인해 자신과 마을을 살찌우는 활동이
우리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


이광원님이 손수 만드신 명품 현수막 재활용 손가방을 들고다니는 모습을
앞으로 앞동네에서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