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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이 만난 동네주민

몸은 불편해도, 즐겁게 살아가는 장현씨

by 동네일꾼 2010. 7. 19.

자원봉사활동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장현씨.

장현씨는 젊은시절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었고,
그로 인해 몸의 절반은 기능과 감각을 잃었답니다.
지금은 전동스쿠터 없이는 한 걸음도 움직이기 힘든 상황입니다.

처음만났을 땐, 하루종일 할 일도 없고, 왜 사는지 모르겠다던 장현씨.
그가, 우연한 계기로 복지관 사회복지사 만나 권유받은 '밑반찬 배달'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자신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루 하루가 기다려 진다고... 삶의 즐거움도 찾았다고... 장현씨는 말합니다.

요즘, 장현씨는 많이 바쁩니다.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도 많습니다.
독거노인에게 밑반찬배달하는 자원봉사자로...
우리동네 이곳 저곳을 누비며 취재하고, 마을신문을 만드는 주민기자로...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이 있는 전동휠체어장애인모임 팔랑개비회원으로...
불편한 몸 이끌고 봉사활동을 비롯한 여러일들을 하는 것이 힘들만 한데도,
항상 웃는 얼굴로 열심히 활동하는 장현씨가 존경스럽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나를 찾아오는 장현씨.
혹자는 내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너무 자주와서 귀찮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나는 매일 찾아와주는 장현씨가 고맙습니다.
오히려 내가 찾아가지 못해 미안합니다.
나와 일상을 나눠주고 동네소식을 들려줘서 감사합니다.
내가 이 동네에서 일 해야하는, 일 할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기쁨과 감동을 주는 장현씨.
때로는 스승같은, 때로는 친구같은
그런 장현씨가 난 참 좋다!

ps. 장현씨! 장마철이라 비가 자주 오네요.
비가 오는 날에는 초대해주시면 집으로 놀러갈께요.
맛있는 커피 한잔 주실꺼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원봉사를 하니 세상이 다르게 보여요


아카시아 향기 가득했던 그 길을 달리지 않았다면

19살 터질 것 같았던 젊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그 날

조금이라도 마음을 눌러 시동을 걸지 않았더라면

17년이 지난 오늘도 후회의 마음이 몸서리를 칩니다.


의식불명으로 6개월

어머님의 눈물이 세상으로 다시 오게 하는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봉사를 한다구요?

누구를 웃음거리 만들려고 하는 짓 아니에요?

스스로도 믿지 못한 작은 출발이었지만

매주 목요일은 팔랑개비봉사단 모두가 기다리는 정기봉사일이 되었습니다.

밑반찬을 받으시며 건네시는 독거어르신의 말 한마디는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행복한 경험입니다.


“카센터 사장이 되어 어머님께 효도하고 싶었는데...”

다른 것은 없고요,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밑반찬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노총각 장현씨의

얼굴에 봄꽃이 먼저 피었습니다.


<판암볕뉘학교 명사초청강연장에서 장현씨의 발표 글 中>